판촉물 제작에서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은 딱 하나입니다. 시안 확정입니다.
이 단추를 누르는 순간 인쇄판이 만들어지고 장비가 세팅됩니다. 그 뒤에 발견한 문제는 고치는 게 아니라 다시 만드는 일이 됩니다. 수량이 많을수록 손해도 그만큼 커집니다.
그런데 실제로 가장 많이 터지는 사고는 디자인 감각 문제가 아닙니다. 오탈자입니다. 그것도 늘 같은 자리에서 납니다.
1. 사람 이름과 직함
기념패·상패에서 제일 많이 나옵니다. 이름 한 글자, 직함 한 단어가 틀리면 그 제품은 쓸 수 없습니다. 다른 항목은 조금 아쉬워도 넘어가지만 이건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 한자 이름은 획 하나까지 확인합니다
- 직함은 수여 시점 기준인지 확인합니다. 발주 때는 팀장이었는데 행사 때 부장이 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 동명이인이 있으면 소속까지 넣을지 미리 정합니다
2. 연도
달력·다이어리·기념품에서 반복되는 사고입니다. 특히 하반기에는 지금 만드는 것이 내년 것입니다. 9월에 주문하는 달력은 내년 달력입니다. 시안에 올해 연도가 찍혀 있는데 그냥 넘어가면 그대로 인쇄됩니다.
창립기념 제품의 "제○○주년"도 같습니다. 계산이 한 해 어긋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3. 기관명 정식 표기
관공서·학교 납품에서 걸리는 지점입니다.
- 「○○시청」인지 「○○시」인지
- 「(재)」, 「(사)」 같은 법인 표기를 넣는지
- 영문 병기가 필요한지, 병기한다면 공식 영문명이 무엇인지
담당자분이 평소 쓰는 약칭과 공식 표기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기관 홈페이지에 적힌 표기를 기준으로 삼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4. 인쇄 위치와 크기
문구가 맞아도 위치가 어긋나면 결과물이 달라 보입니다.
- 시안은 평면이지만 제품은 곡면인 경우가 많습니다. 텀블러·보틀은 실제로 감기면 양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 로고를 여러 개 넣어야 하면 인쇄면이 넓은 품목부터 골라야 합니다. 볼펜처럼 좁은 면에 로고 네 개를 넣으면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 브랜드 색이 중요하면 별색 번호를 지정합니다. "우리 파란색"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확인은 혼자 하지 마세요
가장 효과가 확실한 방법은 단순합니다. 담당자 외 한 명이 더 보는 절차를 두는 것입니다.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보면 틀린 글자가 계속 안 보입니다. 자기가 쓴 문구를 자기가 검수하기 때문입니다. 옆자리 동료가 30초만 봐도 잡히는 오탈자가 많습니다.
시안을 받으시면 이렇게 해보세요.
- 문구만 소리 내어 읽습니다 (디자인은 보지 않습니다)
- 숫자만 따로 확인합니다 (연도·수량·주년)
- 다른 사람에게 한 번 더 보여줍니다
확정 이후에 바꾸려면
인쇄가 시작되기 전이라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판을 이미 제작했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인쇄가 시작된 뒤에는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안 확정 자리에서 출고일을 함께 지정합니다. 제작 기간은 주문일이 아니라 시안을 확정한 날부터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확정이 하루 늦어지면 출고도 하루 늦어집니다.
시안 확인에 하루를 더 쓰는 것이 다시 만드는 것보다 항상 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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